영화 S다이어리는 개봉 당시 여성이 단독 주연을 한 영화로 독특한 시나리오와 코믹 요소들로 이루어진 영화였습니다. 현재에도 그렇지만 특히 영화분야는 외부의 투자와 제작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어느 정도 흥행성을 인정받는 요소를 지닌 남자 배우들의 작품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흥행도 하였으며 지금까지 김선아의 대표작으로 뽑히는 영화 중 하나입니다. 영화 S다이어리의 줄거리와 배우 김선아에 대하여 알아보고 또 이 영화의 의미에 대하여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S다이어리 줄거리
주인공 나지니는 연인에게서 이별통보를 받는데 남자친구로부터 이전에 만났던 남자들이 정말 너를 사랑했었는지 확인해 보라는 말을 듣습니다. 그래서 과거에 만났던 남자들을 추억하기 위해 다이어리를 찾아봅니다. 첫 남자는 교회 성가대 지휘자인 구현이었는데 그를 짝사랑하게 되고 유혹하여 첫 관계를 갖지만 그 이후로 구현은 도망치듯 유학을 가버리고 그녀의 첫사랑은 그렇게 지나갑니다. 공부 못한다고 무시하는 엄마와 자기를 버린 구현에게 복수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을 간 지니는 두 번째 남자 정석을 만나게 됩니다. 정석과는 부부처럼 동거까지 하고 친구의 결혼식 부케도 받아서 당연히 정석과 결혼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정석은 다른 돈 많은 여자와 결혼을 해버립니다. 사회생활을 하며 솔로가 된 자신을 한탄하던 중 세 번째 남자 유인을 쉽게 만나게 됩니다. 연상연하 커플로 사랑을 하지만 유인의 여성편력과 엄마 몰래 만나던 상황이 들켜버리면서 헤어지게 됩니다. 과거 만났던 남자들로 인해 집착과 의심이 강해 현재 애인을 몰아세웠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과거의 남자들을 찾아가서 헤어진 이유를 물어봅니다. 하지만 남자들이 기겁하고 하나같이 그녀와의 사랑을 부정하고 아름다웠던 추억들까지 산산 조각내버립니다. 화가 난 나지니는 배신감에 그들에게 일기장을 토대로 과거 남자친구에게 쓴 여관비, 선물 등의 상세한 내역들을 적어서 그들에게 청구서를 보내게 됩니다. 처음에는 남자들이 어이없어하면서 무시하지만 나지니의 악착같은 집념으로 결국 돈을 송금하게 됩니다. 이들에게 막상 위자료를 받은 나지니는 통쾌함 보다는 허탈감에 빠져 술을 마시고 그들에게 다시 돈을 돌려줍니다.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은 남자들 또한 그녀와 사랑을 했을 때 설레었었고 행복했었다는 결론을 보여줍니다.
배우 김선아
1973년 10월 경상북도 대구에서 출생한 김선아는 다소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가족이 일본으로 이민을 가서 66년 정도 생활한 후 미국으로 유학을 다녀온 관계로 영어와 일본어에 능통하며 1995년에는 한국 슈퍼모델선발대회에 출전하였으며 이를 발판으로 연예계에 데뷔하게 됩니다. 데뷔 초반에는 화장품 CF광고에 출연해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고 시트콤, 영화, 드라마 장르를 가리지 않고 많은 작품에 출연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2000년대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이라고 불리기 시작합니다. 그 이유는 드라마 밖에서 보여주는 탁월한 예능감과 입담이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어 영화감독이나 PD들의 선호도가 많았습니다. 이를 증명하는 것이 그녀의 단독 주연 영화 S다이어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영화는 어찌 보면 한국판 브리짓 존스의 일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전부터 보여주었던 그녀의 끼가 이 작품에서 다양하게 보여지는데 푼수 같은 모습이나, 망가지고 헝클어지고 때로는 로맨틱하고 코믹하며 섹시하고 악독하고 억척스러운 연기, 심지어 액션 연기까지도 잘 소화해 냅니다.. 이러한 다양한 연기를 거침없이 해내며 관객들에게 친근하면서도 거부감이 들지 않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처럼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독보적인 만능 연기자입니다. 그래서 그녀가 연기하는 작품에서는 연기력 논란이 없습니다. 특히 S다이어리의 경우 그냥 단순한 코믹 오락의 영화만은 아니며 영화의 말미에서는 여운과 진정성이 남겨지는데 그녀가 이러한 역할도 잘한다는 것을 입증합니다. S다이어리 이후에 내 이름은 김삼순이라는 작품으로 그녀는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얻게 됩니다. 연기력 또한 인정받아 최고의 전성기를 누립니다. 하지만 배우 김선아는 로맨틱이나 코미디 장르만에 국한되지 않고 스릴러나 악독한 연기에도 도전합니다. 2017년 품위 있는 그녀라는 드라마로 또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많은 상을 휩쓸었으며 2023년까지도 연기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영화 속에서 그녀의 연기를 보기 힘들어졌다는 점입니다. 김선아와 같은 매력 있는 여배우들이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져서 스크린 속에서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영화의 의미
이 영화가 개봉되었을 당시에만 해도 S가 의미하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가에 대한 궁금증을 관객들에게 갖게 하기 위해 많은 홍보를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궁금증을 성적인 부분으로 주로 마케팅을 했다는 점이 굉장히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이 영화가 외국의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이지만 S다이어리의 내용은 서구 영화와는 다르게 한국적인 감성과 정서에 맞았으며 또 한국여성의 입장에서 솔직하게 표현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보게 되면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들을 통해서 일반 관객들이 누구나 첫사랑이나 과거의 사랑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며 행복했던 기억 아쉬웠던 기억들을 함께 하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들을 위자료를 받기 위해 다소 코믹하고 황당하게 설정하여 이야기하지만 근거 있는 웃음의 요소와 디테일한 연기로 관객들의 공감을 이끕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엉뚱하고 코믹하지만은 않았으며 지나간 사랑 또한 사랑했던 당시에는 진실하고 소중했었다는 메시지를 남깁니다. 현재의 사랑이 정답이라고 할 수 없지만 과거의 사랑했던 기억들이 지금의 나를 성숙하게 만들고 또 과거의 기억이 훗날 나쁘게 기억될 수도 있겠지만 무언의 위로와 마음 한구석이 아련해짐을 갖게 하는 영화입니다. 단순한 코믹 영화로만 평가되기에는 아쉬운 영화로 오히려 지금의 젊은이들이 보기에도 공감되는 솔직함이 담겨 있는 기대 이상의 영화라고 생각합니다.